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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걷어내기엔 한계… 호수 바닥 '인' 잡는 예방책 시급"

2026-01-20

퇴적층 '인' 재용출 막는 '이중 잠금' 기술 주목

수돗물 정수제 성분 활용… 녹조 먹이 원천 봉쇄

규제 탓 현장 적용 난항… 예방 중심 전환 시급


해마다 되풀이되는 유해 녹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물 위로 떠오른 녹조를 뒤늦게 걷어내기보다 호수 깊은 곳에 쌓인 원인 물질인 '인(燐)'을 미리 묶어두는 예방적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환경정책협의회는 지난 1월 14일 푸른홀에서 강원환경비전포럼, 강원녹색환경지원센터 등과 함께 '제13회 강원환경비전포럼'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아이엘이환경재단이 후원한 이번 자리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부영양호의 녹조 현상을 막기 위해 '인 불활성화 수처리제(정수용 알루미늄염)'의 활용폭을 넓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기 위해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고수온 현상과 물 흐름 정체로 녹조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식수원과 생태계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조영철 충북대학교 교수는 녹조가 끈질기게 되살아나는 이유로 물 밖에서 들어오는 오염원뿐만 아니라, 강바닥 흙(퇴적층)에 숨어있다가 다시 물로 녹아 나오는 '인'을 지목했다.


조 교수는 “내부부하 저감 없이는 녹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수중의 인을 꽉 잡아 조류의 먹이를 차단하는 '인 불활성화 수처리제'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가 언급한 이 기술은 물속에 떠다니는 인을 자석처럼 끌어당겨 바닥으로 가라앉히고, 퇴적층 위에 얇은 코팅막을 씌워 인이 다시 물 위로 뿜어져 나오는 것을 막는 원리다. 사실상 녹조의 먹이 공급을 원천 차단하는 ‘이중 잠금장치’인 셈이다.


이어 강윤호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은 이미 해외에서는 호수 살리기와 녹조 줄이기에 이 기법이 널리 쓰이고 있다는 점을 들며, 우리나라도 효과 검증과 더불어 환경 안전성을 꼼꼼히 따지는 사후 감시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일각에서 우려하는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공법에 쓰이는 알루미늄염은 우리가 매일 마시는 수돗물을 정수할 때 쓰는 응집제와 동일한 성분이라는 것이다. 이미 환경부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 안전성이 입증된 물질인 만큼, 막연한 거부감 대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현재의 제도가 가진 한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 관계자들은 현행법이 이미 생겨난 조류를 없애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녹조를 미리 막는 기술을 쓰려 해도 근거가 부족하고 절차가 까다로워 현장 적용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참석자들은 불필요한 규제로 기술 사용 자체가 가로막히지 않도록, 책임을 명확히 하되 문턱은 낮추는 지혜로운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국환경정책협의회는 이날 논의를 정리하며 “녹조 대응은 단기적 제거에 머물러서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사후적 대응에서 벗어나 내부부하 저감 등 예방적 관리수단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이번 포럼에서 나온 고견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제도 개선안을 다듬어 관계 당국에 정책 반영을 건의할 계획이다.


NGO저널 유지홍 기자

기사 원문: https://www.ngo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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