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내 종이컵 사용규제의 환경효과와 반환경적 요소 재검토
요약
정책 변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카페 매장 내 일회용 종이컵 사용 제한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적용되는 매장 내 사용 제한을 종이컵으로 확대하고, 매장 규모가 큰 곳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김무연, 2026). |
일회용품 사용과 폐기물을 줄이려는 정책 목표 자체는 중요하다. 그러나 종이컵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전체 환경부담이 그만큼 감소하는지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종이컵을 대신하는 다회용컵도 제조 과정에서 자원과 에너지가 투입되고, 사용 후에는 물·세제·전력을 사용해 반복적으로 세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UNEP가 기존 음료컵 전과정평가(LCA) 연구를 종합한 결과, 다회용컵은 충분히 반복 사용하고 효율적으로 세척할 경우 대체로 일회용컵보다 환경적으로 유리하다. 다만 기후영향이 낮아지는 손익분기 재사용 횟수는 비교 소재·폐기 방식·세척 조건에 따라 10회에서 670회까지 크게 달라졌으며, 세척이 다회용컵 환경영향의 핵심 변수로 나타났다(UNEP, 2021).
이번 정책은 모든 종이컵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의 ‘매장 내’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2026년 대전지역 프랜차이즈 카페 50곳 조사에서는 매장 이용 음료의 다회용컵 비율이 86.9%였던 반면, 테이크아웃 음료의 일회용컵 사용률은 93.5%였다(대전환경운동연합·자원순환사회연대, 2026). 전국 대표통계는 아니지만, 규제가 실제 일회용컵 사용이 집중된 영역을 얼마나 겨냥하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KEY FINDINGS • “일회용=반환경, 다회용=친환경”이라는 이분법보다 전과정평가가 우선되어야 한다. • 대형 매장이라는 행정적 기준이 실제 종이컵 사용량과 환경부담을 대변하는지 근거가 필요하다. • 매장 내 규제만으로는 테이크아웃 중심의 종이컵 사용량을 크게 줄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 정책 성과는 규제 준수율이 아니라 탄소·물·에너지·폐기물을 합친 순환경효과로 평가해야 한다. |
Ⅰ. 다시 돌아온 매장 내 종이컵 규제
정부가 규제를 재추진한다면, 과거 철회 원인과 새로운 환경효과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카페 매장 내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다시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카페 매장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이 제한되고 있는데, 여기에 일회용 종이컵까지 규제 대상을 확대하고 규모가 큰 매장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김무연, 2026).
종이컵 규제는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2022년 종이컵을 식품접객업의 일회용품 사용제한 대상에 포함했지만 1년간의 계도기간 뒤 2023년 11월 현장 부담과 정책 수용성 등을 이유로 규제를 사실상 철회했다. 당시 환경부는 강제적 사용금지보다 자발적 감량과 분리배출·재활용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고 설명했다(환경부, 2023).
정부 추산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일회용컵 사용량은 약 231억 개였고, 이 가운데 종이컵은 약 172억 개, 플라스틱컵은 약 59억 개였다. 종이컵 사용량이 큰 만큼 감축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전체 사용량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매장 내 사용금지’가 가장 효과적인 정책수단이라는 결론이 자동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그림 1. 2022년 국내 일회용컵 추정 사용량

자료: 환경부 추산(2022년 기준) 자료를 토대로 작성
핵심 질문 규제로 줄어든 종이컵이 다회용컵의 제조·세척에 필요한 추가 자원으로 대체된다면, 눈에 보이는 종이컵 폐기물은 감소해도 전체 환경부담은 다른 단계로 이동할 수 있다. 규제의 효과는 이러한 “환경부담의 전가”까지 포함해 평가해야 한다. |
Ⅱ. ‘일회용=반환경, 다회용=친환경’이라는 이분법의 한계
소재나 사용횟수가 아니라 제품의 전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환경부담을 비교해야 한다.
제품의 친환경성을 소재의 명칭이나 “일회용·다회용” 여부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특정 재질의 사용을 규제하려면 대체재가 생산·사용·세척·폐기까지 포함한 전 과정에서 실제로 더 낮은 환경부담을 갖는지 확인해야 한다. UNEP(2021)의 음료컵 전과정평가 종합연구도 재사용 횟수, 세척 방식, 에너지원과 재활용 여건에 따라 상대적 환경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원칙은 종이컵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제품의 환경부담은 폐기되는 순간에만 발생하지 않는다. 원료 채취, 제조, 운송, 사용, 세척, 회수, 재활용, 최종 폐기까지의 전 과정을 봐야 한다. 종이컵은 매번 새 제품이 필요하지만 별도 세척이 없고, 다회용컵은 반복사용이 가능하지만 제조와 세척에 추가 자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종이컵을 “코팅돼 있으니 재활용이 전혀 안 된다”라고 단정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환경부와 유관기관이 제공하는 「내 손안의 분리배출」 Q&A는 음식물이나 이물질이 없는 깨끗한 종이컵은 일반종이와 함께 배출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다만 우유팩·두유팩 등 종이팩은 별도 품목으로 분리배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종이컵의 실제 재활용 성과 역시 오염도, 분리배출 수준, 수거·선별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한국폐기물협회, 2026; 기후에너지환경부, 2018).
표 1. 종이컵과 다회용컵의 주요 전과정 환경요인

자료: UNEP(2021), Woods & Bakshi(2014), Potting & van der Harst(2015)를 토대로 작성
그림 2. 컵의 친환경성을 결정하는 전과정 구조
자료: UNEP(2021)를 토대로 한국환경정책협의회 작성
Ⅲ. 다회용컵의 친환경성에도 조건이 있다
재사용 횟수와 세척 방식이 달라지면 환경적 손익분기점도 크게 달라진다.
다회용컵의 가장 큰 환경적 장점은 반복사용이다. 한 개의 컵을 오래 사용할수록 제조 단계에서 발생한 환경부담을 많은 사용횟수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이 장점은 실제로 충분한 횟수만큼 재사용한다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UNEP(2021)가 10개의 음료컵 LCA 연구를 종합한 결과, 다회용컵이 일회용컵과 같거나 더 낮은 기후영향을 보이기 시작하는 손익분기점은 비교조건에 따라 10회에서 670회까지 나타났다. 이처럼 범위가 큰 이유는 컵 소재와 폐기 방식뿐 아니라 세척 방식, 세척수 온도, 식기세척기 효율, 전력구성 등이 결과를 크게 바꾸기 때문이다.
10회 ↔ 670회 “다회용”이라는 이름 자체가 친환경성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컵을 얼마나 오래 사용하고 어떻게 세척하는지가 환경적 우위를 결정한다(UNEP, 2021). |
Woods와 Bakshi(2014)도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비교에서 세척기의 효율과 전력구성, 세척빈도가 다회용 세라믹컵의 환경성을 변화시키는 핵심 변수임을 보여주었다. Potting과 van der Harst(2015) 역시 일회용컵과 다회용컵의 상대적 환경성은 사용횟수와 세척·폐기 방식에 따라 달라지므로 하나의 제품을 모든 조건에서 일률적으로 우월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다회용컵 사용 확대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고효율 세척기를 충분히 채워 가동하고 하나의 컵을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 환경적 장점은 커진다. 반대로 잦은 교체, 비효율적 세척, 과도한 온수와 세제 사용이 결합되면 그 편익은 작아질 수 있다.
종이컵 역시 회수와 재활용 조건에 따라 환경성이 달라진다. UNEP는 종이컵 재활용률이 매우 높은 조건에서 기후영향이 낮아질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현실에서 80% 이상의 높은 재활용률은 흔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결국 한국의 전력구조·수도사용·세척시스템·재활용체계를 반영한 한국형 LCA가 필요하다.
Ⅳ. 왜 ‘대형 카페부터’인가
매장 면적이 종이컵 사용량과 환경부담을 대변하는 규제기준인지부터 검증해야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검토하는 방안의 핵심은 모든 카페에 동시에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규모가 큰 매장부터 단계적으로 매장 내 종이컵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다. 매장 면적은 행정기관이 확인하기 쉽고 대형 사업장은 관리·점검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규제대상을 정하는 기준은 집행 편의성뿐 아니라 환경문제의 크기와 직접 연결되어야 한다. 행정적으로 편리한 기준과 환경적으로 타당한 기준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매장 면적이 크다고 종이컵 사용량이나 폐기물 배출량이 반드시 많은 것은 아니다. 좌석이 많고 체류시간이 긴 대형 카페는 매장 이용객의 다회용컵 사용 비중이 높을 수 있는 반면, 테이크아웃 중심 매장은 면적에 비해 일회용컵 사용량이 많을 수 있다. 종이컵 감축이 정책목표라면 매장 면적보다 실제 일회용컵 사용량, 매장·테이크아웃 비중, 회수·재활용률이 환경부담과 더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지표다.
특히 규제의 비례성 측면에서 보면 “대형 매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강한 의무를 우선 부과하려면 규모가 커질수록 종이컵 사용과 환경외부효과도 커진다는 자료가 필요하다. 면적과 종이컵 사용량의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면적만을 기준으로 삼으면 같은 양의 종이컵을 사용하는 매장 사이에서도 규제 여부가 달라질 수 있고, 규제대상 선정의 환경적 근거도 약해진다.
또한 대형 카페의 매장 내 다회용컵 사용이 이미 상당히 정착돼 있다면 추가 규제로 줄일 수 있는 종이컵의 한계량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반면 테이크아웃은 규제 밖에 남아 소비가 포장 주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대형 매장의 준수율은 높아져도 전체 종이컵 사용량은 크게 감소하지 않는 정책효과의 불일치가 생길 수 있다. 정부가 우선규제를 정당화하려면 규제대상 매장의 종이컵 기초사용량과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부터 제시해야 한다.
표 2. ‘대형 카페부터’ 규제할 때 검토해야 할 핵심 쟁점
자료: 한국환경정책협의회 작성
핵심 쟁점 “대형 매장부터”라는 기준은 규제 집행의 편의성은 높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환경적 정당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매장 면적과 종이컵 사용량 사이의 관계, 규제대상 매장이 전체 종이컵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 다회용컵 전환에 따른 추가 환경부담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
Ⅴ. 해외 일회용품 및 종이컵 규제국가 비규제국가 비교
규제국가와 비규제국가를 함께 보면 종이컵 금지가 보편적 국제기준인지 판단할 수 있다.
해외 주요국은 일회용품 감축이라는 방향을 공유하지만 매장 내 종이컵을 직접 금지하는지 여부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비교하면 1. 프랑스처럼 현장취식 일회용 식기를 직접 배제하는 규제국가, 2. 네덜란드·EU처럼 플라스틱 포함 여부와 품목에 따라 규제하는 부분규제형, 3. 독일처럼 금지 대신 재사용 대안 제공을 의무화하는 선택병행형, 4. 미국·일본처럼 국가 차원의 매장 내 종이컵 금지를 두지 않고 감량·재활용·지역별 정책을 활용하는 비규제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해외의 일회용품 규제 확산을 곧바로 한국식 ‘매장 내 종이컵 금지’의 국제표준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매장 내 종이컵만 놓고 보면 프랑스가 가장 직접적인 비교사례다. 프랑스는 2023년부터 동시에 20명 이상을 수용하는 현장취식 음식점에서 컵·뚜껑·접시·용기·식기 등을 재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제공하도록 의무화한다. 재질이 아니라 재사용 가능 여부를 기준으로 하므로 일회용 종이컵도 사실상 금지된다. 다만 이는 종이컵만을 겨냥한 규제가 아니라 현장취식의 일회용 식기 전반을 재사용 체계로 전환하는 정책이다(DGCCRF, 2025).
표 3. 해외 주요국의 일회용품 및 매장 내 종이컵 규제·비규제 비교
자료: DGCCRF(2025), Netherlands Ministry of Infrastructure and Water Management(2026), BMUV(2023)·VerpackG §§33-34, European Commission·Council of the EU(2024~2026), U.S. EPA(2024; 2026), Ministry of the Environment, Japan(2022)을 토대로 작성
네덜란드는 현장소비 일회용컵을 강하게 제한하지만 규제의 초점은 플라스틱을 포함한 제품이다. 플라스틱 보호코팅이 있는 종이커피컵은 대상이지만 플라스틱이 없는 종이컵까지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으며, 제도상 회수·재활용 조건도 함께 고려한다. 독일은 더 완화된 접근을 택한다. 종이컵을 포함한 일회용 음료컵을 금지하기보다 재사용 대안을 같은 조건으로 함께 제공하도록 해 소비자의 선택을 유지한다. 즉 유럽 내부에서도 직접 금지, 부분규제, 대안제공 의무가 병존한다.
미국과 일본은 국가 차원의 매장 내 종이컵 금지를 두지 않는 비규제 사례다. 미국의 연방정책은 플라스틱 오염 방지·재사용·재활용을 중심으로 하며, 일회용품 규제는 주·지방정부별로 다양하다. 버클리처럼 현장취식 재사용 식기나 일회용컵 요금을 도입한 지방정부가 있지만 전국 단일 종이컵 금지와는 다르다(U.S. EPA, 2024; 2026). 일본도 「플라스틱 자원순환촉진법」의 12개 특정 플라스틱 감량대상에 컵을 포함하지 않으며, 용기·포장 재활용과 사업자 감량을 중심으로 관리한다(Ministry of the Environment, Japan, 2022).
이 비교가 한국에 주는 첫 번째 시사점은 “일회용품을 규제한다”는 것과 “종이컵을 매장 내에서 금지한다”는 것은 같은 정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프랑스처럼 일회용 식기 전반을 재사용 체계로 전환하는 모델과, 플라스틱 함유 제품만 규제하는 모델, 재사용 대안을 의무화하되 일회용컵 선택을 허용하는 모델은 정책대상·규제강도·소비자 선택권에서 서로 다르다. 해외의 일회용품 정책을 한국의 종이컵 직접규제 근거로 제시하려면 이러한 차이를 먼저 밝혀야 한다.
두 번째 시사점은 강한 금지가 유일한 감축수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일본의 비규제형과 독일의 선택병행형은 회수·재활용, 재사용 대안, 가격·인센티브, 지역별 규제를 결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한국은 종이컵 규제를 한 차례 철회한 경험이 있는 만큼, 재도입 시에는 단순한 해외 규제 존재 여부가 아니라 금지보다 덜 침해적인 수단으로 동일하거나 더 큰 순환경편익을 얻을 수 없는지를 비교해야 한다.
해외비교의 시사점 프랑스처럼 현장취식의 일회용 종이컵까지 배제하는 강한 규제국가는 존재한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소재와 재활용 조건에 따라 부분규제하고, 독일은 재사용 대안을 제공하면서 일회용컵 선택을 허용한다. 미국과 일본은 국가 차원의 매장 내 종이컵 금지를 두지 않는다. 따라서 종이컵 금지는 보편적 국제표준이라기보다 여러 정책수단 중 강한 규제수단이다. 한국이 이를 다시 도입하려면 다른 수단보다 실제 종이컵 감축과 순환경편익이 크다는 국내 실증근거가 먼저 제시되어야 한다. |
Ⅵ. 매장 내 규제로 종이컵은 실제 얼마나 줄어들까
일회용컵 사용이 집중된 테이크아웃을 제외하면 전체 감축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이번 정책의 실효성을 판단하기 위해 가장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은 “규제를 시행하면 실제 종이컵이 몇 개 줄어드는가”이다. 국내 연간 종이컵 사용량 전체를 근거로 규제 필요성을 설명하려면, 그 가운데 실제 카페 매장 내에서 사용되는 종이컵의 비중이 얼마인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자원순환사회연대가 2026년 대전 5개 자치구 프랜차이즈 카페 50곳을 조사한 결과, 매장 이용 음료의 다회용컵 비율은 86.9%였다. 반면 테이크아웃 음료의 일회용컵 사용률은 93.5%로 나타났다(대전환경운동연합·자원순환사회연대, 2026). 제한된 지역 조사이므로 전국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일회용컵 사용이 어느 영역에 집중되는지 보여주는 실증적 단서다.
그림 3. 2026년 대전 프랜차이즈 카페의 매장·테이크아웃 컵 사용 실태

자료: 대전환경운동연합·자원순환사회연대(2026), 전국 대표통계가 아닌 지역 사례
매장 안에서는 이미 다회용컵 사용이 상당히 정착되어 있고 테이크아웃에서 일회용컵 의존도가 높다면, 매장 내 종이컵 규제는 전체 종이컵 소비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소비자가 매장에서 마시던 음료를 가져가기 위해 다시 일회용컵을 사용하거나 불편을 피하기 위해 처음부터 포장 주문을 선택하면 매장 내 사용량은 줄어도 전체 감축폭은 작아질 수 있다.
정책효과는 “순환경효과”로 계산해야 한다 매장 내 종이컵 감소효과 - 다회용컵 제조·교체 부담 - 세척에 따른 물·세제·전력 증가 - 테이크아웃 전환 등에 따른 일회용컵 사용 + 회수·재활용 개선효과 = 실제 순환경효과 |
Ⅶ. 결론 및 정책대안
종이컵 사용을 금지하는 것보다 실제 환경부담을 줄이는 수단을 우선해야 한다.
종이컵의 사용량을 줄이고 회수·재활용률을 높이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깨끗한 종이컵은 재활용 체계에 들어갈 수 있고, 이를 대체하는 다회용컵도 제조와 반복 세척에 물·세제·전력을 사용한다. 따라서 “종이컵 금지=친환경”이라는 결론은 소재 이미지가 아니라 한국의 실제 사용·회수·세척 조건을 반영한 전과정평가와 실증자료로 입증되어야 한다.
또한 정부는 2022년 종이컵을 매장 내 사용제한 대상에 포함했다가 2023년 규제를 철회한 뒤 2026년 다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동일한 규제수단을 재도입하려면 과거 철회 원인이 무엇이었고 그 문제가 이번에는 어떻게 해소되는지, 규제 변경으로 발생하는 사업자의 설비·운영비용까지 포함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도 일회용품 감축이라는 목표는 공통적이지만 종이컵 금지는 보편적 수단이 아니다. 프랑스는 현장취식에 강한 재사용 의무를 적용하지만, 독일은 재사용 대안을 제공하면서 일회용컵 선택을 허용한다. 미국은 연방 차원의 전국적 매장 내 종이컵 금지가 없고 지방정부별 접근이 다양하며, 일본도 국가 차원의 종이컵 금지 없이 플라스틱 감량과 자원순환을 중심으로 관리한다. 이러한 비교는 한국이 과거 철회했던 강제적 종이컵 사용금지를 다시 도입할 경우 ‘해외도 한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금지보다 덜 침해적인 수단으로도 같은 환경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부터 검증해야 한다.
표 4. 매장 내 종이컵 규제 재추진에 대한 정책대안
자료: 한국환경정책협의회 작성. 해외사례 및 UNEP(2021)의 전과정평가 원칙을 반영
결론 매장 내 종이컵 금지는 해외에서도 가능한 정책수단이지만 가장 강한 선택지에 가깝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얼마나 금지할 것인가”보다 “어떤 수단이 실제 환경부담을 가장 많이 줄이는가”를 먼저 입증해야 한다. 그 검증 없이 규제를 재도입하는 것은 친환경의 이름으로 또 다른 환경비용과 사회적 비용을 만들 수 있다. |
참고문헌
김무연. (2026.8.10). 「카페서 또 종이컵 사라지나…정부, 매장 내 사용 규제 재추진」. 언론보도.
대전환경운동연합·자원순환사회연대. (2026). 「대전 5개 구 50개 카페 실태조사 결과」.
기후에너지환경부. (2018.5.11). 「우유팩과 종이컵은 별도로! 종이팩과 종이류는 다르다」. 카드뉴스.
한국폐기물협회. (2026). 「2026년도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 Q&A 사례 100」.
환경부. (2023.11.7). 「일회용품, 소상공인 부담 해소하며 국민의 자발적 참여로 감량」. 보도자료.
Direction générale de la concurrence, de la consommation et de la répression des fraudes (DGCCRF). (2025). Transition écologique : quelles obligations pour les cafés et restaurateurs ?
Netherlands Ministry of Infrastructure and Water Management. (2026). How to apply the rules for disposable plastic cups and containers. Business.gov.nl.
Bundesministerium für Umwelt, Klimaschutz, Naturschutz und nukleare Sicherheit (BMUV). (2023). Mehrwegangebotspflicht für Speisen und Getränke zum Mitnehmen.
Bundesrepublik Deutschland. Verpackungsgesetz (VerpackG), §§33-34, Mehrwegalternative und Erleichterungen für kleine Unternehmen.
European Commission. (2026). Facts about the new EU rules on packaging and packaging waste.
Council of the European Union. (2024). Sustainable packaging: Council signs off on new rules for less waste and more re-use in the EU.
European Union. (2025). Regulation (EU) 2025/40 on packaging and packaging waste.
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 (2024). National Strategy to Prevent Plastic Pollution.
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 (2026). Contract Language Case Study: Berkeley, CA.
Ministry of the Environment, Japan. (2022). The Plastic Resource Circulation Act (Act No. 60 of 2021).
Ministry of the Environment, Japan. Law for the Promotion of Sorted Collection and Recycling of Containers and Packaging.
Potting, J., & van der Harst, E. (2015). Facility arrangements and the environmental performance of disposable and reusable cups.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Life Cycle Assessment, 20, 1143–1154.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UNEP). (2021). Single-use Beverage Cups and Their Alternatives: Recommendations from Life Cycle Assessments. Life Cycle Initiative.
Woods, L., & Bakshi, B. R. (2014). Reusable vs. disposable cups revisited: Guidance in life cycle comparisons addressing scenario, model, and parameter uncertainties for the US consumer.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Life Cycle Assessment, 19(4), 931–940.
발간 정보 「이슈와환경」은 한국환경정책협의회가 주요 환경정책의 효과와 비용, 과학적 근거를 분석해 제안하는 정책이슈브리프입니다. | 발행: 한국환경정책협의회 | 발행일: 2026년 8월 | www.kaep.org |
매장 내 종이컵 사용규제의 환경효과와 반환경적 요소 재검토
요약
정책 변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카페 매장 내 일회용 종이컵 사용 제한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적용되는 매장 내 사용 제한을 종이컵으로 확대하고, 매장 규모가 큰 곳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김무연, 2026).
일회용품 사용과 폐기물을 줄이려는 정책 목표 자체는 중요하다. 그러나 종이컵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전체 환경부담이 그만큼 감소하는지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종이컵을 대신하는 다회용컵도 제조 과정에서 자원과 에너지가 투입되고, 사용 후에는 물·세제·전력을 사용해 반복적으로 세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UNEP가 기존 음료컵 전과정평가(LCA) 연구를 종합한 결과, 다회용컵은 충분히 반복 사용하고 효율적으로 세척할 경우 대체로 일회용컵보다 환경적으로 유리하다. 다만 기후영향이 낮아지는 손익분기 재사용 횟수는 비교 소재·폐기 방식·세척 조건에 따라 10회에서 670회까지 크게 달라졌으며, 세척이 다회용컵 환경영향의 핵심 변수로 나타났다(UNEP, 2021).
이번 정책은 모든 종이컵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의 ‘매장 내’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2026년 대전지역 프랜차이즈 카페 50곳 조사에서는 매장 이용 음료의 다회용컵 비율이 86.9%였던 반면, 테이크아웃 음료의 일회용컵 사용률은 93.5%였다(대전환경운동연합·자원순환사회연대, 2026). 전국 대표통계는 아니지만, 규제가 실제 일회용컵 사용이 집중된 영역을 얼마나 겨냥하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KEY FINDINGS
• “일회용=반환경, 다회용=친환경”이라는 이분법보다 전과정평가가 우선되어야 한다.
• 대형 매장이라는 행정적 기준이 실제 종이컵 사용량과 환경부담을 대변하는지 근거가 필요하다.
• 매장 내 규제만으로는 테이크아웃 중심의 종이컵 사용량을 크게 줄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 정책 성과는 규제 준수율이 아니라 탄소·물·에너지·폐기물을 합친 순환경효과로 평가해야 한다.
Ⅰ. 다시 돌아온 매장 내 종이컵 규제
정부가 규제를 재추진한다면, 과거 철회 원인과 새로운 환경효과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카페 매장 내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다시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카페 매장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이 제한되고 있는데, 여기에 일회용 종이컵까지 규제 대상을 확대하고 규모가 큰 매장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김무연, 2026).
종이컵 규제는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2022년 종이컵을 식품접객업의 일회용품 사용제한 대상에 포함했지만 1년간의 계도기간 뒤 2023년 11월 현장 부담과 정책 수용성 등을 이유로 규제를 사실상 철회했다. 당시 환경부는 강제적 사용금지보다 자발적 감량과 분리배출·재활용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고 설명했다(환경부, 2023).
정부 추산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일회용컵 사용량은 약 231억 개였고, 이 가운데 종이컵은 약 172억 개, 플라스틱컵은 약 59억 개였다. 종이컵 사용량이 큰 만큼 감축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전체 사용량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매장 내 사용금지’가 가장 효과적인 정책수단이라는 결론이 자동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그림 1. 2022년 국내 일회용컵 추정 사용량
자료: 환경부 추산(2022년 기준) 자료를 토대로 작성
핵심 질문
규제로 줄어든 종이컵이 다회용컵의 제조·세척에 필요한 추가 자원으로 대체된다면, 눈에 보이는 종이컵 폐기물은 감소해도 전체 환경부담은 다른 단계로 이동할 수 있다. 규제의 효과는 이러한 “환경부담의 전가”까지 포함해 평가해야 한다.
Ⅱ. ‘일회용=반환경, 다회용=친환경’이라는 이분법의 한계
소재나 사용횟수가 아니라 제품의 전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환경부담을 비교해야 한다.
제품의 친환경성을 소재의 명칭이나 “일회용·다회용” 여부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특정 재질의 사용을 규제하려면 대체재가 생산·사용·세척·폐기까지 포함한 전 과정에서 실제로 더 낮은 환경부담을 갖는지 확인해야 한다. UNEP(2021)의 음료컵 전과정평가 종합연구도 재사용 횟수, 세척 방식, 에너지원과 재활용 여건에 따라 상대적 환경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원칙은 종이컵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제품의 환경부담은 폐기되는 순간에만 발생하지 않는다. 원료 채취, 제조, 운송, 사용, 세척, 회수, 재활용, 최종 폐기까지의 전 과정을 봐야 한다. 종이컵은 매번 새 제품이 필요하지만 별도 세척이 없고, 다회용컵은 반복사용이 가능하지만 제조와 세척에 추가 자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종이컵을 “코팅돼 있으니 재활용이 전혀 안 된다”라고 단정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환경부와 유관기관이 제공하는 「내 손안의 분리배출」 Q&A는 음식물이나 이물질이 없는 깨끗한 종이컵은 일반종이와 함께 배출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다만 우유팩·두유팩 등 종이팩은 별도 품목으로 분리배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종이컵의 실제 재활용 성과 역시 오염도, 분리배출 수준, 수거·선별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한국폐기물협회, 2026; 기후에너지환경부, 2018).
표 1. 종이컵과 다회용컵의 주요 전과정 환경요인
자료: UNEP(2021), Woods & Bakshi(2014), Potting & van der Harst(2015)를 토대로 작성
그림 2. 컵의 친환경성을 결정하는 전과정 구조
Ⅲ. 다회용컵의 친환경성에도 조건이 있다
재사용 횟수와 세척 방식이 달라지면 환경적 손익분기점도 크게 달라진다.
다회용컵의 가장 큰 환경적 장점은 반복사용이다. 한 개의 컵을 오래 사용할수록 제조 단계에서 발생한 환경부담을 많은 사용횟수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이 장점은 실제로 충분한 횟수만큼 재사용한다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UNEP(2021)가 10개의 음료컵 LCA 연구를 종합한 결과, 다회용컵이 일회용컵과 같거나 더 낮은 기후영향을 보이기 시작하는 손익분기점은 비교조건에 따라 10회에서 670회까지 나타났다. 이처럼 범위가 큰 이유는 컵 소재와 폐기 방식뿐 아니라 세척 방식, 세척수 온도, 식기세척기 효율, 전력구성 등이 결과를 크게 바꾸기 때문이다.
10회 ↔ 670회
“다회용”이라는 이름 자체가 친환경성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컵을 얼마나 오래 사용하고 어떻게 세척하는지가 환경적 우위를 결정한다(UNEP, 2021).
Woods와 Bakshi(2014)도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비교에서 세척기의 효율과 전력구성, 세척빈도가 다회용 세라믹컵의 환경성을 변화시키는 핵심 변수임을 보여주었다. Potting과 van der Harst(2015) 역시 일회용컵과 다회용컵의 상대적 환경성은 사용횟수와 세척·폐기 방식에 따라 달라지므로 하나의 제품을 모든 조건에서 일률적으로 우월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다회용컵 사용 확대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고효율 세척기를 충분히 채워 가동하고 하나의 컵을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 환경적 장점은 커진다. 반대로 잦은 교체, 비효율적 세척, 과도한 온수와 세제 사용이 결합되면 그 편익은 작아질 수 있다.
종이컵 역시 회수와 재활용 조건에 따라 환경성이 달라진다. UNEP는 종이컵 재활용률이 매우 높은 조건에서 기후영향이 낮아질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현실에서 80% 이상의 높은 재활용률은 흔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결국 한국의 전력구조·수도사용·세척시스템·재활용체계를 반영한 한국형 LCA가 필요하다.
Ⅳ. 왜 ‘대형 카페부터’인가
매장 면적이 종이컵 사용량과 환경부담을 대변하는 규제기준인지부터 검증해야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검토하는 방안의 핵심은 모든 카페에 동시에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규모가 큰 매장부터 단계적으로 매장 내 종이컵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다. 매장 면적은 행정기관이 확인하기 쉽고 대형 사업장은 관리·점검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규제대상을 정하는 기준은 집행 편의성뿐 아니라 환경문제의 크기와 직접 연결되어야 한다. 행정적으로 편리한 기준과 환경적으로 타당한 기준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매장 면적이 크다고 종이컵 사용량이나 폐기물 배출량이 반드시 많은 것은 아니다. 좌석이 많고 체류시간이 긴 대형 카페는 매장 이용객의 다회용컵 사용 비중이 높을 수 있는 반면, 테이크아웃 중심 매장은 면적에 비해 일회용컵 사용량이 많을 수 있다. 종이컵 감축이 정책목표라면 매장 면적보다 실제 일회용컵 사용량, 매장·테이크아웃 비중, 회수·재활용률이 환경부담과 더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지표다.
특히 규제의 비례성 측면에서 보면 “대형 매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강한 의무를 우선 부과하려면 규모가 커질수록 종이컵 사용과 환경외부효과도 커진다는 자료가 필요하다. 면적과 종이컵 사용량의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면적만을 기준으로 삼으면 같은 양의 종이컵을 사용하는 매장 사이에서도 규제 여부가 달라질 수 있고, 규제대상 선정의 환경적 근거도 약해진다.
또한 대형 카페의 매장 내 다회용컵 사용이 이미 상당히 정착돼 있다면 추가 규제로 줄일 수 있는 종이컵의 한계량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반면 테이크아웃은 규제 밖에 남아 소비가 포장 주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대형 매장의 준수율은 높아져도 전체 종이컵 사용량은 크게 감소하지 않는 정책효과의 불일치가 생길 수 있다. 정부가 우선규제를 정당화하려면 규제대상 매장의 종이컵 기초사용량과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부터 제시해야 한다.
표 2. ‘대형 카페부터’ 규제할 때 검토해야 할 핵심 쟁점
핵심 쟁점
“대형 매장부터”라는 기준은 규제 집행의 편의성은 높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환경적 정당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매장 면적과 종이컵 사용량 사이의 관계, 규제대상 매장이 전체 종이컵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 다회용컵 전환에 따른 추가 환경부담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Ⅴ. 해외 일회용품 및 종이컵 규제국가 비규제국가 비교
규제국가와 비규제국가를 함께 보면 종이컵 금지가 보편적 국제기준인지 판단할 수 있다.
해외 주요국은 일회용품 감축이라는 방향을 공유하지만 매장 내 종이컵을 직접 금지하는지 여부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비교하면 1. 프랑스처럼 현장취식 일회용 식기를 직접 배제하는 규제국가, 2. 네덜란드·EU처럼 플라스틱 포함 여부와 품목에 따라 규제하는 부분규제형, 3. 독일처럼 금지 대신 재사용 대안 제공을 의무화하는 선택병행형, 4. 미국·일본처럼 국가 차원의 매장 내 종이컵 금지를 두지 않고 감량·재활용·지역별 정책을 활용하는 비규제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해외의 일회용품 규제 확산을 곧바로 한국식 ‘매장 내 종이컵 금지’의 국제표준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매장 내 종이컵만 놓고 보면 프랑스가 가장 직접적인 비교사례다. 프랑스는 2023년부터 동시에 20명 이상을 수용하는 현장취식 음식점에서 컵·뚜껑·접시·용기·식기 등을 재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제공하도록 의무화한다. 재질이 아니라 재사용 가능 여부를 기준으로 하므로 일회용 종이컵도 사실상 금지된다. 다만 이는 종이컵만을 겨냥한 규제가 아니라 현장취식의 일회용 식기 전반을 재사용 체계로 전환하는 정책이다(DGCCRF, 2025).
표 3. 해외 주요국의 일회용품 및 매장 내 종이컵 규제·비규제 비교
네덜란드는 현장소비 일회용컵을 강하게 제한하지만 규제의 초점은 플라스틱을 포함한 제품이다. 플라스틱 보호코팅이 있는 종이커피컵은 대상이지만 플라스틱이 없는 종이컵까지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으며, 제도상 회수·재활용 조건도 함께 고려한다. 독일은 더 완화된 접근을 택한다. 종이컵을 포함한 일회용 음료컵을 금지하기보다 재사용 대안을 같은 조건으로 함께 제공하도록 해 소비자의 선택을 유지한다. 즉 유럽 내부에서도 직접 금지, 부분규제, 대안제공 의무가 병존한다.
미국과 일본은 국가 차원의 매장 내 종이컵 금지를 두지 않는 비규제 사례다. 미국의 연방정책은 플라스틱 오염 방지·재사용·재활용을 중심으로 하며, 일회용품 규제는 주·지방정부별로 다양하다. 버클리처럼 현장취식 재사용 식기나 일회용컵 요금을 도입한 지방정부가 있지만 전국 단일 종이컵 금지와는 다르다(U.S. EPA, 2024; 2026). 일본도 「플라스틱 자원순환촉진법」의 12개 특정 플라스틱 감량대상에 컵을 포함하지 않으며, 용기·포장 재활용과 사업자 감량을 중심으로 관리한다(Ministry of the Environment, Japan, 2022).
이 비교가 한국에 주는 첫 번째 시사점은 “일회용품을 규제한다”는 것과 “종이컵을 매장 내에서 금지한다”는 것은 같은 정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프랑스처럼 일회용 식기 전반을 재사용 체계로 전환하는 모델과, 플라스틱 함유 제품만 규제하는 모델, 재사용 대안을 의무화하되 일회용컵 선택을 허용하는 모델은 정책대상·규제강도·소비자 선택권에서 서로 다르다. 해외의 일회용품 정책을 한국의 종이컵 직접규제 근거로 제시하려면 이러한 차이를 먼저 밝혀야 한다.
두 번째 시사점은 강한 금지가 유일한 감축수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일본의 비규제형과 독일의 선택병행형은 회수·재활용, 재사용 대안, 가격·인센티브, 지역별 규제를 결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한국은 종이컵 규제를 한 차례 철회한 경험이 있는 만큼, 재도입 시에는 단순한 해외 규제 존재 여부가 아니라 금지보다 덜 침해적인 수단으로 동일하거나 더 큰 순환경편익을 얻을 수 없는지를 비교해야 한다.
해외비교의 시사점
프랑스처럼 현장취식의 일회용 종이컵까지 배제하는 강한 규제국가는 존재한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소재와 재활용 조건에 따라 부분규제하고, 독일은 재사용 대안을 제공하면서 일회용컵 선택을 허용한다. 미국과 일본은 국가 차원의 매장 내 종이컵 금지를 두지 않는다. 따라서 종이컵 금지는 보편적 국제표준이라기보다 여러 정책수단 중 강한 규제수단이다. 한국이 이를 다시 도입하려면 다른 수단보다 실제 종이컵 감축과 순환경편익이 크다는 국내 실증근거가 먼저 제시되어야 한다.
Ⅵ. 매장 내 규제로 종이컵은 실제 얼마나 줄어들까
일회용컵 사용이 집중된 테이크아웃을 제외하면 전체 감축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이번 정책의 실효성을 판단하기 위해 가장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은 “규제를 시행하면 실제 종이컵이 몇 개 줄어드는가”이다. 국내 연간 종이컵 사용량 전체를 근거로 규제 필요성을 설명하려면, 그 가운데 실제 카페 매장 내에서 사용되는 종이컵의 비중이 얼마인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자원순환사회연대가 2026년 대전 5개 자치구 프랜차이즈 카페 50곳을 조사한 결과, 매장 이용 음료의 다회용컵 비율은 86.9%였다. 반면 테이크아웃 음료의 일회용컵 사용률은 93.5%로 나타났다(대전환경운동연합·자원순환사회연대, 2026). 제한된 지역 조사이므로 전국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일회용컵 사용이 어느 영역에 집중되는지 보여주는 실증적 단서다.
그림 3. 2026년 대전 프랜차이즈 카페의 매장·테이크아웃 컵 사용 실태
자료: 대전환경운동연합·자원순환사회연대(2026), 전국 대표통계가 아닌 지역 사례
매장 안에서는 이미 다회용컵 사용이 상당히 정착되어 있고 테이크아웃에서 일회용컵 의존도가 높다면, 매장 내 종이컵 규제는 전체 종이컵 소비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소비자가 매장에서 마시던 음료를 가져가기 위해 다시 일회용컵을 사용하거나 불편을 피하기 위해 처음부터 포장 주문을 선택하면 매장 내 사용량은 줄어도 전체 감축폭은 작아질 수 있다.
정책효과는 “순환경효과”로 계산해야 한다
매장 내 종이컵 감소효과 - 다회용컵 제조·교체 부담 - 세척에 따른 물·세제·전력 증가 - 테이크아웃 전환 등에 따른 일회용컵 사용 + 회수·재활용 개선효과 = 실제 순환경효과
Ⅶ. 결론 및 정책대안
종이컵 사용을 금지하는 것보다 실제 환경부담을 줄이는 수단을 우선해야 한다.
종이컵의 사용량을 줄이고 회수·재활용률을 높이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깨끗한 종이컵은 재활용 체계에 들어갈 수 있고, 이를 대체하는 다회용컵도 제조와 반복 세척에 물·세제·전력을 사용한다. 따라서 “종이컵 금지=친환경”이라는 결론은 소재 이미지가 아니라 한국의 실제 사용·회수·세척 조건을 반영한 전과정평가와 실증자료로 입증되어야 한다.
또한 정부는 2022년 종이컵을 매장 내 사용제한 대상에 포함했다가 2023년 규제를 철회한 뒤 2026년 다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동일한 규제수단을 재도입하려면 과거 철회 원인이 무엇이었고 그 문제가 이번에는 어떻게 해소되는지, 규제 변경으로 발생하는 사업자의 설비·운영비용까지 포함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도 일회용품 감축이라는 목표는 공통적이지만 종이컵 금지는 보편적 수단이 아니다. 프랑스는 현장취식에 강한 재사용 의무를 적용하지만, 독일은 재사용 대안을 제공하면서 일회용컵 선택을 허용한다. 미국은 연방 차원의 전국적 매장 내 종이컵 금지가 없고 지방정부별 접근이 다양하며, 일본도 국가 차원의 종이컵 금지 없이 플라스틱 감량과 자원순환을 중심으로 관리한다. 이러한 비교는 한국이 과거 철회했던 강제적 종이컵 사용금지를 다시 도입할 경우 ‘해외도 한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금지보다 덜 침해적인 수단으로도 같은 환경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부터 검증해야 한다.
표 4. 매장 내 종이컵 규제 재추진에 대한 정책대안
결론
매장 내 종이컵 금지는 해외에서도 가능한 정책수단이지만 가장 강한 선택지에 가깝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얼마나 금지할 것인가”보다 “어떤 수단이 실제 환경부담을 가장 많이 줄이는가”를 먼저 입증해야 한다. 그 검증 없이 규제를 재도입하는 것은 친환경의 이름으로 또 다른 환경비용과 사회적 비용을 만들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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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너지환경부. (2018.5.11). 「우유팩과 종이컵은 별도로! 종이팩과 종이류는 다르다」. 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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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UNEP). (2021). Single-use Beverage Cups and Their Alternatives: Recommendations from Life Cycle Assessments. Life Cycle Initiative.
Woods, L., & Bakshi, B. R. (2014). Reusable vs. disposable cups revisited: Guidance in life cycle comparisons addressing scenario, model, and parameter uncertainties for the US consumer.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Life Cycle Assessment, 19(4), 93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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